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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안철수 그리고 에마뉘엘 마크롱

긍정곰 2017. 8. 29. 03:17

※본 글은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바를 간결하게 하기위해 존댓말을 생략하였으며 그것이 불쾌감을 준다고 여기시는 분은 해당글을 읽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해당글에 대한 피드백이나 지적은 얼마든지 환영이나 아무 근거없는 비난에는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2009년 어느날...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 프로는 바로 "무릎팍도사"라는 초대게스트를 대려와서 그 인물에 대해 소개하는 TV프로였는데 거기서 내가 나름 좋게 봤던 인물이 나오고있었다.


바로 안철수연구소(현재의 안랩[AhnLab])의 창업자인 "안철수"였다.


그당시 안철수라고 한다면 대한민국IT계의 거물급 인사였고, 국산 백신을 만들어낸 선구자였으며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을 넘어서는 대단한 인물로 손꼽히던 시기였다.(그당시 내가 이찬진은 몰랐어도 이사람은 알고 있을정도였으니까)


그에 걸맞게 그가 안철수연구소를 시작하기전 어린시절부터 엔지니어로써의 자질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시작으로(그당시 어린시절에 라디오등 가전제품을 분해하고 조립하는게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등 전형적인 엔지니어의 어린시절을 보여주었다)현재 백신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단시간에 풀어나가며 안철수라는 인물을 풀어냈다.


그중 한 에피소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안철수가 그당시 V3라는 백신을 의사를 하면서 내놓고 열과성을 다했었는데 어느날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 전날까지도 백신개발을 하다가 가족에게 한마디 통보도 없이 입영열차를 타고 군부대에 입대를 했다는것이다.


그렇게 군의관(의무장교)로 군생활을 마치고 안철수연구소를 차려 국내백신의 자존심을 세우는데 일조했던 그의 이야기를 잘풀어가는듯 싶었다.


안철수연구소를 처음시작했을때 자금지원에 허덕였던일, 외국회사에서 자신들에게 백신을 매각하라는 제안을 거절한 일화등...


기업가이자 선구자의 이미지로써는 꽤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방송이였다.


적어도 방송 말미 전까지는...


안철수가 그방송에서 말미에 이런 비슷한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백신을 만드는 사업가 안철수가 아니라 다른 안철수로 변신을 꿈꾼다"


그게 정계 입문이라고는 난 그당시 꿈에도 생각치 못했었다.


아내가 법률공부를 하는것과 더불어 자신도 뭔가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기대해달라고 한뒤에 약간 뒤끝이 아쉽게 마무리지어지는 느낌이였지만 그냥저냥 아무생각없이 보고 넘긴터라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2012년의 어느날.


언론보도 여러곳에서 안철수가 제 18대 대선에 출마한다는 기사들이 도배가 되었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출마만 한다면 그사람에게 표를 던져줄 의향이 충분히 있었다.


IT계출신의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암울한 우리나라 IT계의 한줄기 희망이 되어줄것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져버리고(그당시 무소속에 선출직 경험도 없이 뜬금없는 출마를 한거치고 그동안 안랩으로 쌓았던 이미지가 있었던터라 지지율이 꽤나 나오던 시절이였다)결국 대선출마를 포기하기에 이른다.(안철수의 대선출마 포기를 발표하기전 지금의 현직 19대 대통령인 문재인[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 18대 대선에서 안철수에게 화합하기를 제의하며 단일화 카드를 내밀었었다)


그렇게 그의 정치야망은 끝나는듯 보였으나...


시간이 또 흐르고 흘러 2014년.


새로운 당이 창설되는데 이때 만들어진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사실상 당대표는 안철수가 맡고 그당시 민주당에서 넘어온 김한길은 뒤에서 지원을 해주는 위치를 잡게되는 모양새가 되었던걸로 기억한다.(이것은 19대 대선에서 김한길이 존재감을 어필하면서 박지원과 함께 뒤에서 안철수를 밀어주고 있음을 언론에서 시사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한길과 안철수 둘은 같이 당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게 된다.(적어도 당명을 갈아치우기 전에는 완전한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를 표방하는 당이었다. 현 대통령인 문재인이 당내 경선후보로 선정되면서 박정희, 이승만 묘역을 참배했던 사건만 봐도 완전한 극좌를 표방하지는 않았던것을 알수있다. 그당시 정청래가 문재인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크게 비난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2016년.

국민의당이 창당된다. 김한길계파와 안철수계, 박지원계 인사들이 모여 당을 꾸리게 되었으며 진보쪽을 떠난 인사들이기에 아예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신당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솔직히 이때만해도 앞전 대선때 중도 출마포기로 인해 안철수에 대한 인식은 꽤 낮은 축에 속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뒤흔들 큰사건이 2016년말에 터진다.

바로 최순실 게이트.

그로 인해 18대 현직 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탄핵되어 대통령직에서 경질되었으며, 자칭 보수라 할수있는 극우세력에 크나큰 타격을 입히게 되면서 민심이 보수에서 진보로 돌아서는 계기를 만들어낸다.(앞전 17대 이명박 이후 18대에도 극우인 한나라당,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이 나왔던 전례를 생각해보면 꽤나 이례적인 계기를 만들어 낸 셈이다)


어찌보면 안철수에게는 꽤나 호기이자 찬스였고 보수로써 까이는 입지도 아니고 진보라서 까이는 입지도 아니라 강력한 후보로써 급부상한다.(극우진형에서는 대안론으로 거론되면서 사실상 극우세력까지 등에 엎고 유리한 입지를 다지는것이나 다름없는 형국이였다.)


새누리당에서도 당을 추스리고 부랴부랴 뒤늦게 홍준표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극우내부 분열을 잠재우지 못해 통합을 못이끌어낸점.(심지어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눠서까지 당내 세력분쟁이 벌어짐으로써 극우표를 모으는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였다. 거기에다 자칭 중도인 국민의당[안철수]에게도 표가 뜯겨나가는 상황)


사실상 극우측의 "진보만 아니면 된다"라는 생각이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대참사였다.(이와 함께 극우표를 일부 안철수가 가져감에 따라 안철수가 진보진영의 표심을 잃는 계기도 되었다)


홍준표가 후보로 등판한 이후에도 극우의 표 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한채 안철수에게 꽤나 유리한 상황을 연출하는듯 했으나...


통합되지 못한 극우민심이 표를 갈라놓음으로써(심지어 바른정당을 비박계 인사들이 창당하면서 김무성계인 유승민을 후보로 내세우는 바람에 제대로 표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게다가 새누리당 조원진이 비주류이긴하나 태극기집회를 등에 엎고 대한애국당이라는 당을 창당하여 후보로 출마했었다.) 진보진영의 승리로 제 19대 대선은 마무리 된다.(사실 진보도 정의당의 심상정과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의 표가르기가 있었으나 정의당은 기껏해야 진보계의 바른정당 이상의 파급력은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바른정당보다도 더 선거유세에 소극적이였기에 진보진영 표를 더불어민주당이 쓸어담는 결과가 나올수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2017년 8월의 어느날.


국민의당의 전당대회에서 안철수가 국민의당 당대표로 뽑히게 된다.


그리고 장소와 때를 달리하여 2017년 프랑스.


여기서도 무소속의 신화가 화려하게 등장하며 이번에는 최종 승리까지 이끌게 되는 기염을 토하게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금 현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제25대 프랑스 대통령)이다.


앙 마르슈라는 중도신당을 창당하면서 정치경험도 별로 없던 젊은 신인(39세로 프랑스에서 최연소라고 한다)이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제 25대 프랑스 대통령자리에 입성했다.


원래 전임인 제24 대통령인 프랑수아 올랑드의 뒤를 이어 중도 좌파인 사회당에서 출마하는 후보 브누아 아몽.


중도 우파인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극좌인 굴복하지않는 프랑스(당명이 이렇다...)의 후보인 장 릑 멜랑숑.


극우인 국민전선의 후보인 마린 르펜.


그리고 중도인 앙 마르슈의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


사실 초반에는 그누구도 마크롱이 대통령이 될것이라고 점치지 않았다.


물론 그당시 프랑스내의 분위기와 "우파만 아니면 된다"라는 인식이 이끌어낸 의외의 결과였다.


전임 24대 대통령인 프랑수아 올랑드(중도 좌파 사회당 출신)의 헛발질(노동개혁-고용 유연화를 위해 해고를 쉽게하는 우리나라의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한것과 유사한 내용의 노동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다 당연히 반발은 심했고 그로인해 지지율은 연이은 하락세였다)과 IS의 테러 위협에 대한 대처미흡으로 인해 우파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깔려있었던점과 굴복하지않는 프랑스의 장 릑 멜랑숑(극좌)의 경우 당자체가 공산당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처지이다보니 진보성향이 강한 프랑스내의 분위기가 중도인 마크롱에 쏠리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거기다 프랑스내의 대통령 선거제도 자체가 우리나라와 달리 단순히 한번의 투표에서 득표율이 높은 사람이 최종당선이 되는것이 아니라 과반이상을 차지할때까지 후보를 걸러내서 결선투표를 따로 치르는 구조이기때문에 최종 후보로 마린 르펜과 마크롱의 접전으로 흘러간 상황에서 프랑스내의 "우파만 아니면 된다"라는 인식이 마크롱의 당선을 이끌어냈다고 개인적으로 보고있다.


그렇다보니 지지율이 과반을 넘긴 선거 득표율인 60%와 달리 반토막 난 30%가 3개월만에 달성된것도 납득이 가는 처사이다.(물론 그럴만한 짓도 하긴했다. 군 예산 삭감 문제로 군통수권자와의 논쟁이 벌어지면서 자신의 직위를 내세우며 "난 당신들의 상관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라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처사가 프랑스 시민들의 지지율을 잃는데 크게 한몫했다고도 보고있다. 여담으로 해당 군통수권자는 그날부로 사표쓰고 그만뒀다고 한다. 심지어 마크롱 또한 프랑수아 올랑드가 밀려고 했던 노동개혁에 촛점을 맞추고있는지라 앞으로도 지지율은 계속 추락할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철수와 마크롱은 꽤나 비슷조건에서 전혀 상반된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신인으로써 혜성같이 나타나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중도로써 우파와 좌파를 고루 포섭할려 했던점.

그리고 우리나라와 반대되지만 진영 논리로 인한 영향을 받았던 점.

차기 후보로써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에서의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높았어야 하는데 실책으로 인해 유력 후보지지자들의 역선택을 받았던 점.


과연 앞으로 또 어떤식으로 비슷한 길을 걸어갈지 좀더 지켜봐야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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