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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갓건배 사건으로 다시 되짚어본 젠더갈등

긍정곰 2017. 8. 14. 01:02

※본 글은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바를 간결하게 하기위해 존댓말을 생략하였으며 그것이 불쾌감을 준다고 여기시는 분은 해당글을 읽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해당글에 대한 피드백이나 지적은 얼마든지 환영이나 아무 근거없는 비난(예]"역시 한남충 새끼들은 핵노답" "메퇘지년이 뻘글싸질렀네"등)에는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갓건배 사건으로 남녀 진영전쟁이 또 다시 뜨겁게 달구어진 느낌이다. 강남역 출구 살인사건부터 시작된 남녀 전쟁은 이제는 걷잡을수 없이 번져서 강한 바람속에서의 산불진화작업처럼 중구난방 퍼지고 계속해서 많은것을 화염이 집어삼키듯이 남자, 여자 편가르기를 더욱더 가속화시키고있는 양상이다.


나는 이사태를 김자연 성우 사건때부터 지켜봐왔다. 첫 시발점은 강남역 출구 살인사건이지만 인터넷 이슈로 더 문제가 된것은 김자연 성우 사건이였기때문이다(그뒤를 이어 바로 레진코믹스사태가 터져나오는 바람에 엄청난 논쟁을 불러왔다).

강남역 출구살인 사건은 사회적이슈화가 되면서 젠더전쟁의 서막을 울리는 신호탄이였고 이걸 뜨겁게 달군것은 김자연 성우 사건이였다고 나는 보고있다.


해당 사건에대해 잘모르는사람도 있을수 있으니 설명을 덧붙이자면 김자연 성우가 자신의 트위터로 한장의 티셔츠를 인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
"소녀들은 왕자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그저 문구만봐서는 솔직히 지금같은시대에 맞는 말이고 개인적으로도 문구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본다.
오히려 그간 월트디즈니의 백설공주나 인어공주등의 공주시리즈가 만들어낸 "여자는 멋진 왕자님을 만나야 인생이 성공한것이다" 라는 잘못된 가치관 주입에서 벗어날만한 역동적이고 지금시대에 있어 어울리는 문구다.


옛말에 "서방님이 곧 하늘이고 하늘같이 떠받들어모셔야된다"라는 말도안되는 소리는 이제는 쉽게 들을수가 없다. 필자가 어렸을때만해도 저런소리가 마치 맞는 말인듯 심심찮게 튀어 나왔지만 이제는 저런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요즘에는 되려 남자들 사이에서 "아침밥이라도 차려주면 다행이다"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사회구조 자체가 급격하게 변했기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불과 십수년사이에 급속하게 이루어졌다.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주거 비용이 상승함과 동시에 지속된 경기침체로 여성들도 돈을벌기위해 일터로 나가야했고 전업주부는 이제는 희귀한 직종이 되어버렸을만큼 보기힘든 직업군이 된지 오래다.
이러하다보니 누구 하나가 가사일 전부를 떠맞는다는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남자가 가사일을 분담해야하는것은 자연스러워졌다.
옛말에 "어디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느냐"라며 시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오는 남편에게 핀잔을 주는 풍경은 이제는 보기힘들게 된것이다.


지금 50, 60대 세대처럼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이라는게 당연하다 생각됫던 틀은 이미 깨어진지 오래다.
그러면서 "바깥양반" "안주인" "집사람"이라는 단어가 사라졌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
이제는 맞벌이를 기이한 구조로 보지도 않고 당연시 여기게 된것이다.


거기다가 젊은층의 초혼평균연령 증가와 1인가구 급증등의 현상도 겹치면서 "여자는 시집만 잘가면 만사형통"이라는 말도 옛말이된지 오래가 되버렸다.

이제는 여성도 스스로 경제활동을 해야하고 또 결혼을 하더라도 그걸 유지해야되게 된것이다.

최근의 육아휴직제도를 더 강화하고 있는 추세도 이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위에 서술한것처럼 먹고살기 팍팍해지니 맞벌이는 당연한 가구 구조가됫고 결혼을해서도 먹고살 걱정을 해야되다보니 남성들이 결혼상대자로 여성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물론이것은 여성쪽도 마찬가지로 옛날처럼 그저그런 직장을 가진 남성이면 괜찮다는게 아니게 됫고 대기업, 공기업에 직장이 튼튼한 남성을. 남성들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을 원하게 된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소녀는 왕자를 필요로하지 않는다"라는 저문구는 지금 이 시대 이치를 제대로 간파하고 사실을 직시해주고있는 문구임에는 틀림없다.
더 이상 이세상에 공주님도 왕자님도 있을필요가 없기때문이다.
그런 환상같은 꿈자체가 이제는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졌으니까.


하지만 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판매하는 목적이 문제가 되었다.
바로 메갈리아라는 흔히 말하는 여성버젼의 일베라 불리는 곳에서 자기들이 일으킨 문제들을 처리하기위한 소송비 마련이나 향후 비용을 충당하기위해 내놓은 티셔츠라는점이 말이다.


해당 티셔츠를 인증한 성우는 결국 메갈리아라는 곳을 사람들이 주목하게 만들었고 그곳이 일탈의 온상지라는 이야기가 제법 퍼져있던차에 성우라는 공인이 편견을 가진 특정단체를 지지하게 된셈이였다.
거기에다 해당성우의 메갈리아 옹호발언으로 사태는 결국 본인의 성우계 하차라는 수순까지 밟고 만다.


거기다가 넥슨의 클로져스라는 온라인게임에 추가될 예정이였던 해당성우의 캐릭터 출시를 미루고 다른성우를 기용하기로 함으로써 넥슨에 대한 보이콧사태도 불러오는등 사태가 꽤나 파장이 큰 문제가 되었던것...(여기에 추가로 덧붙이자면 메갈리아나 그당시 김자연 성우를 위로하기(?)위해 개설한 자여니즘측에서는 이렇게 주장했다. 넥슨에서 아무 통보도 없이 김자연 성우와 계약을 파기했고 작업분량에 대해서도 돈을 주지 않았다 라고... 허나 이는 사실과 달리 김자연 성우 본인의 블로그에 넥슨측에서 오히려 위로하는 뜻을 전했으며 해당 보이스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모든 비용은 그대로 지불했다고 포스팅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메갈리아와 자여니즘측은 모르쇠로 일관했었다.)


나는 이사태의 마무리가 참으로 안타까웠던것이 김자연 성우가 본인 스스로 논란을 지피고 키웠으면 그에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기를 바랬다. 하지만 책임지는 사람인척 했을뿐 결국 타인과의 소통창구들을 전면폐쇠해버리고 스스로 "내가 몰랐던게 잘못이였다"라는 식으로 사과문 하나 걸어두고 모든걸 끝났다는듯 마음대로 마무리지어버린것에서 나는 분노할수밖에 없었다.


나는 김자연 성우가 좀더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서 해당사태에 대해 잘못 알려진바를 제대로 잡고 갈등을 바로잡기위해 좀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랬다.


법적으로 미성년을 넘겨 어엿한 성인인 한사람이 이런식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자기만 나몰라라 쏙 빠져나가고 마치 남의집에 불구경하듯이 그냥 어물쩍 넘어간것에대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였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물론 남성 비하를 일삼으며 문제를 일으키는 커뮤니티는 비단 메갈리아뿐만이 아니다.

그리고 메갈리아만 잘못된것도 아니다. 메갈리아라는곳이 생기기 앞전에는 여성시대라는곳이 있었고 일간베스트(일베)에서의 한국 여성 비하발언들도 꽤나 큰 파장을 불러왔다.(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DC인사이드까지 나온다.)


메갈리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일베라는곳이 있으니 메갈도 있는것이라고.
그럼 왜 일베를 하지 않고 오히려 일베를 배척하는 남성들까지 싸잡아서 그녀들은 비난을 퍼붓는것인가?

모든 한국남성이 일베를 찬양하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극우 정치 프레임을 뒤집어 쓴것과 사건사고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난 아직도 그들이 한국남자 전체를 싸잡아서 비하하고 혐오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단서라고 한다면 그간 남성들이 여성위에 군림했었기때문이라는식의 주장과 그게 문제라는식의 논리로 한국남자들(줄여서 한남) 전체에게 광역 어그로를 끌고있다는점 말고는...(근데 솔직히 이런논리면 외국남성들을 고평가할 이유도 없다고본다. 외국에서는 여성이 달리는 말에 뛰어들어 밟혀죽기까지 해가면서 참정권을 쟁취해야했다. 그리고 최근 구글에서 문제가된 문건은 또 어떤가?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문건을 작성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것 또한 외국남자다.)


물론 나는 항시 모든것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아무런 빌미없이 모든것이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기때문이다.
내가 최대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해봐도 그들이 어떤생각에서 한국남자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지는 알길이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맞다고 본다.


"어떤 이유에서든 보복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메갈(메갈리아)에서 하는 것중에 미러링(거울을 뜻하는 영어 미러에 그것을 하는 중이라는 표현의 ing를 덧붙여서 말그대로 똑같은 행동으로 맞받아치는 행동을 줄여서 이야기함)이라는것이 있다.
그것은 말그대로 거울에 반사되는것처럼 그 행동을 그대로 되갚아준다는것인데 근사하게 영어로 포장했지만 그냥 단순히 말해서 "보복행동"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말처럼 그걸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단어이다.
난 이걸 어떤사람이 먼저 하자고 주장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사람은 이제와서라도 그런 행동을 사람들에게 권유한것을 반성하기를 바란다.


지금 사태가 이지경까지오게 만든 주범이라고 나는 보고있다.
불씨가 두개 만나면 불길이 잡히는게 아니라 초가삼간을 다 태울만큼 불을 키우기 마련이다.
도리어 불에다 기름을 들이붓는 꼴이됫으니까.


유명한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심연속의 괴물을 해치우기위해 심연을 너무 가까이하면 그 심연속에 자기자신이 비치게 된다"

라고...
그들은 결국 여혐을 잡기위해 결국 자신들도 남자를 성적으로 희롱하고 유희거리로 만들어 마찬가지의 남혐을 하고있는것에 불과한것이다. 그냥 대상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옴겨간것이지 하고있는 행동은 일베와 다르지 않다는 것.


나는 이번사태의 결과를 보며 이것에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시기는 꽤 오래전에 지나가버렸다고 본다.

그러기에는 싸움자체가 진흙탕싸움 그이상도 아니며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기에만 혈안이 됫기때문이다.


지금 인터넷 한켠에서는 아직도 한쪽은 여성을 헐뜯고 한쪽은 남성을 헐뜯고있다 서로 서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여성혐오자와 남성혐오자를 계속해서 양성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사태가 어디서부터 잘못됫는지 이제는 진단해봐야할때라고본다.
단순히 결과를 놓고 이번에도 "남자가 이겼다." 혹은 "여자가 이겼다"라고 할때가 아니라 이제는 뿌리깊히 박혀있는 서로간의 오해와 편견들 그것들을 풀어낼 방안이 논의되어야 할때다.


오늘 백인우월주의 시위가 미국에서 발발하면서 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피부색이나 출신배경, 종교 때문에 남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다. 증오는 교육되는 것이다."


나도 이말에 공감한다. 서로에 대한 증오는 교육되는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내가 남자기때메 여자를 싫어하고 혐오한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여자이기때문에 남자를 싫어하고 혐오한다고 하는 사람 또한 없다.


결국 이것들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봐온것들과 접하는것들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어 한켠에 뿌리깊게 박힌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증오는 결국 또다른 증오를 낳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그증오는 더욱더 커져서 걷잡을수없이 되어버린다.

여혐이 결국 남혐을 만들고 남혐이 또다시 여혐을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우스갯소리로 떠들던것이 이제는 커다란 불구덩이가 되어 우리모두를 집어삼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와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져봤자 이미 반절은 태워서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분명 우리는 앞으로 좀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젠더갈등을 풀어나가야할 시점이 된것이다. 서로 헐뜯고 비난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을것이다.


산불이 크게 났으니 그 산불을 막기위해 또다른 불씨를 피운다고 그 불이 잠잠해질까?
그리고 그렇게 하는것이 불씨를 키우는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그 산불을 낸 사람을 비난만한다고 그 산불의 화염이 잠잠해지고 없었던일처럼 갑자기 불씨가 사그러들게 될까?


우리는 이제 고민해봐야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여혐과 남혐을 모두 멈추어야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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